중도인출이 되는 사유는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4조(DC형)와 제18조(IRP)에 정해져 있습니다. 같은 사유라도 DC형과 개인 IRP는 조건이 조금씩 다릅니다.
회사에서 받은 퇴직연금 안내문에 DB, DC, IRP라는 말이 함께 나오면 서로 무엇이 다른지 헷갈리기 쉽습니다. 중도인출이 되는지 확인하려면 먼저 내가 어느 제도에 들어 있는지부터 알아야 합니다. 아래 내용은 2026년 3월 24일 시행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조문을 기준으로 정리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DC형과 개인 IRP의 조건 차이, DB형 가입자가 쓸 수 있는 담보대출, 사유에 따라 세금이 달라지는 부분을 차례로 다룹니다.
DC형·DB형·IRP 차이, 누가 운용하고 얼마를 받나
세 제도는 퇴직급여를 누가 굴리는지, 그리고 받을 금액이 언제 정해지는지에서 갈립니다. DB형(확정급여형)은 받을 금액이 먼저 정해지는 제도이고, DC형(확정기여형)은 회사가 넣어 주는 금액이 먼저 정해지는 제도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15조·제20조, 고용노동부)
| 구분 | DB형 (확정급여형) | DC형 (확정기여형) | IRP (개인형) |
|---|---|---|---|
| 미리 정해지는 것 | 받을 퇴직급여 (근속 1년당 30일분 평균임금 이상) | 회사 부담금 (연간 임금총액의 12분의 1 이상) | 정해진 금액 없음 (받은 퇴직급여와 본인 납입금) |
| 운용 주체 | 회사 | 근로자 | 가입자 본인 |
| 운용 성과의 영향 | 회사가 책임지므로 받을 금액은 그대로 | 수익이나 손실이 내 퇴직급여에 그대로 반영 | 수익이나 손실이 내 계좌에 반영 |
| 중도인출 | 불가 | 법정 사유가 있으면 가능 | 법정 사유가 있으면 가능 |
DB형은 퇴직 직전의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급여가 계산됩니다. 그래서 임금이 꾸준히 오르는 사람에게는 DB형이 유리하고, 임금 상승보다 높은 운용 수익을 낼 수 있다면 DC형이 유리하다고 봅니다. 다만 어느 제도를 쓸지는 회사의 퇴직연금 규약에 따라 정해지므로 근로자 혼자 바꿀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IRP는 회사 제도가 아니라 개인이 금융기관에 여는 계좌입니다. 퇴직하면 회사는 퇴직급여를 근로자가 지정한 IRP 계정으로 옮겨서 지급하고, 지정한 계정이 없으면 근로자 명의의 IRP 계정으로 옮깁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IRP에 쌓인 돈은 55세 이상부터 연금이나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습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지급 기간이 5년 이상이어야 합니다. (시행령 제18조 제1항)
퇴직연금 중도인출 사유, DC형과 개인 IRP 기준
DC형과 IRP는 아래 표의 사유에 해당할 때만 적립금을 중도인출할 수 있습니다. 사유 목록은 거의 같지만, 전세금 횟수 제한과 의료비 기준은 개인 IRP에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이 다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제14조·제18조, 2026년 3월 24일 시행)
| 중도인출 사유 | DC형 | 개인 IRP |
|---|---|---|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 구입 | 가능 | 가능 |
| 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임차보증금 부담 | 가능 (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1회) | 가능 (시행령에 횟수 제한 없음) |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의 의료비 부담 | 의료비가 본인 연간 임금총액의 12.5%를 넘을 때만 | 가능 (12.5% 기준 없음) |
| 신청일 기준 5년 이내 파산선고 | 가능 | 가능 |
| 신청일 기준 5년 이내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 가능 | 가능 |
| 재난으로 피해 (고용노동부 고시 요건 충족) | 가능 | 가능 |
| 퇴직연금 담보대출 원리금 상환 (고용노동부 고시 사유) | 상환에 필요한 금액까지 | 상환에 필요한 금액까지 |
여기서 말하는 ‘개인 IRP’는 퇴직급여를 받았거나 스스로 가입한 IRP입니다. 상시 근로자 10명 미만 사업장에서 퇴직연금 대신 쓰는 기업형 IRP(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25조) 가입자는 DC형과 똑같이 전세금 1회 제한과 12.5% 의료비 기준을 적용받습니다.
의료비는 소득세법 시행령에서 정한 의료비를 말합니다. 재난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상의 재난이고, 이 경우에는 고용노동부장관이 고시한 요건까지 충족해야 합니다.
대학등록금, 혼례비, 장례비, 사업주의 휴업으로 인한 임금 감소는 중도인출 사유가 아닙니다. 이런 사유는 아래의 담보대출로만 쓸 수 있습니다.
DB형 가입자가 돈이 필요할 때, 담보대출 50%
DB형 퇴직연금은 사유와 상관없이 중도인출할 수 없습니다. 적립금이 근로자 개인 몫으로 나뉘어 쌓이는 구조가 아니라, 회사가 퇴직할 때 줄 금액을 책임지고 굴리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대신 퇴직연금 가입자는 DB형이든 DC형이든 법령에 정한 사유가 있으면 퇴직연금 받을 권리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담보로 제공할 수 있는 한도는 가입자별 적립금의 50%입니다.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7조, 시행령 제2조)
- 무주택자가 본인 명의로 주택 구입
- 무주택자가 주거 목적으로 전세금·보증금 부담 (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동안 1회)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이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질병·부상의 의료비 부담
- 담보 제공일 기준 5년 이내 파산선고 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
- 본인·배우자·부양가족의 대학등록금, 혼례비, 장례비 부담
- 사업주의 휴업으로 임금이 줄었거나 재난으로 피해를 입은 경우 (한도는 고용노동부 고시에 따름)
담보 사유의 의료비에는 중도인출 때의 12.5% 기준이 붙지 않습니다. 대학등록금이나 혼례비처럼 중도인출로는 꺼낼 수 없는 사유도 담보대출 대상에는 들어갑니다.
중도인출 세금, 주택 구입은 저율과세가 안 된다
퇴직연금을 중도인출할 수 있는 사유와, 세금을 적게 내는 ‘부득이한 인출’ 사유는 같지 않습니다. 주택 구입과 전세금은 중도인출 사유에는 들어가지만, 세법상 부득이한 사유에는 들어가지 않습니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2025년 1월)
| 인출 재원 | 요양·파산·개인회생·천재지변 등 부득이한 사유 | 주택 구입·전세금 등 그 밖의 사유 |
|---|---|---|
| 회사가 낸 퇴직급여 | 퇴직소득세의 70% | 퇴직소득세 100% |
| 세액공제받은 본인 납입금 + 운용수익 | 연금소득세 3.3~5.5% | 기타소득세 16.5% |
본인이 IRP에 추가로 넣고 세액공제를 받아 온 사람이라면 차이가 커집니다. 주택 구입 자금으로 IRP를 꺼내면 그동안 공제받은 원금과 수익에 16.5%가 붙습니다. 그래서 인출 금액을 정하기 전에 가입한 금융기관에서 재원별 예상 세액을 먼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중도인출 신청 절차, DC형은 회사를 거친다
DC형은 가입자가 중도인출 사유를 증명하는 서류를 회사에 내면, 회사가 신청서를 작성해 퇴직연금 사업자인 금융기관에 전달합니다. IRP는 가입자가 직접 금융기관에 신청합니다. (KB국민은행 KB Think, 2026년 9월)
- 주택 구입: 매매계약서, 무주택을 증명하는 서류
- 전세금·보증금: 임대차계약서, 무주택을 증명하는 서류
- 요양 의료비: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하다는 진단서, 의료비 영수증
- 파산·개인회생: 파산선고 결정문 또는 개인회생절차 개시 결정문
필요한 서류의 세부 목록과 제출 시점은 금융기관과 회사 규약에 따라 다를 수 있습니다. 서류를 준비하기 전에 퇴직연금 담당 부서나 가입한 금융기관에 목록을 먼저 받아 두면 다시 제출하는 일을 줄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퇴직금 중간정산과 퇴직연금 중도인출은 같은 건가요?
Q. 법정 사유가 없으면 IRP 돈을 찾을 방법이 없나요?
Q. DB형인데 회사에 DC형으로 바꿔 달라고 하면 중도인출이 되나요?
먼저 회사 급여 담당 부서나 통합연금포털에서 내가 DB형인지 DC형인지 확인해 보세요. DB형이라면 담보대출 사유에 해당하는지, DC형이나 IRP라면 중도인출 사유와 세금 부담을 함께 따져 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를 정리한 것이며, 회사 규약이나 개인 상황에 따라 적용 결과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출하기 전에는 회사와 퇴직연금 사업자에게 최종 확인을 받으세요.